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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영시리즈/화폐금융론

[12편]디플레이션, 조용히 무너지는 경제: 가격이 떨어지면 왜 위험할까?

by 달14 2025. 5.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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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플레이션, 조용히 무너지는 경제: 가격이 떨어지면 왜 위험할까?

물가가 내려가는데 왜 모두가 불안해지는 걸까?


가격이 떨어진다는 건 좋은 일이 아닌가?

 처음 듣기에 디플레이션은 나쁘지 않게 들릴 수 있다. 물가가 떨어진다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좋을 것 같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작년에는 3천 원이던 커피가 올해 2천 원이 된다면 매일 마시는 입장에선 반갑다. 하지만 경제 전체를 놓고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디플레이션은 돈의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며, 이로 인해 사람들의 소비와 투자가 모두 위축된다. 그 결과는 생각보다 치명적이다.


가격이 내리면 왜 소비는 멈추는가?

  핵심은 기대 심리다. 사람들은 가격이 계속 떨어진다고 느끼면 오늘보다 내일이 더 싸다고 생각한다. 당장 스마트폰을 바꾸려다도 “조금만 기다리면 더 싸질 것 같아”라는 생각이 들면 결정을 미룬다. 이 소비 지연은 기업의 매출 감소로 이어진다. 기업은 생산을 줄이고, 직원 수를 줄이며, 투자를 꺼리게 된다. 결과적으로 경제 전체가 느려지고, 수요는 줄고, 일자리는 줄며, 임금도 줄어드는 악순환이 시작된다.


기업의 손실, 가계의 빚은 더 무거워진다

 디플레이션 상황에서는 기업이 제품을 팔아도 수익을 내기 어렵다. 가격이 내려가니 마진도 줄고, 팔리는 양도 줄어든다. 더 큰 문제는 부채다. 기업이나 가계가 빚을 지고 있는 상태라면, 디플레이션은 큰 부담이 된다. 예를 들어, 1억 원을 빌렸다고 하자. 원금은 그대로인데 돈의 가치가 올라가면 갚아야 할 실질 부담이 커진다. 디플레이션은 빚진 사람을 더 가난하게 만들고, 경제 전체를 위축시킨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이 보여준 경고

 1990년대 일본은 거품경제 붕괴 이후 장기간의 디플레이션을 겪었다. 부동산과 주식 가격이 폭락하고, 소비는 멈췄으며, 기업들은 투자를 줄였다. 실업률이 높아지고, 임금은 오르지 않았으며, 경제는 수십 년간 정체 상태에 빠졌다. 그 기간을 일본은 ‘잃어버린 20년’이라 부른다. 디플레이션은 눈에 띄게 경제를 망가뜨리진 않지만, 조용하고 집요하게 국가를 침묵시키는 현상이라는 것을 이 사례가 말해준다.


돈을 써야 경제가 돌아간다

 경제는 사람들의 소비와 투자로 움직인다. 모두가 지갑을 닫고 기다리기만 하면, 시장은 얼어붙는다. 그래서 정부는 디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금리를 낮추고, 돈을 푸는 정책을 펼친다. 소비를 자극하고, 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조치다. 화폐가 제대로 기능하려면 사람들 사이에 활발히 움직여야 하며, 그 순환이 멈추면 경제도 멈춘다. 물가 하락이 무조건 좋은 게 아니라는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


디플레이션은 신호다, 경제가 얼어붙는 소리

 디플레이션은 단순한 가격 하락이 아니라, 경제 주체들의 심리와 활동이 위축됐다는 경고음이다. 사람들은 미래를 불안해하고, 돈을 쓰지 않으며, 기업도 움츠린다. 이때 화폐는 기능을 잃는다. 가격을 정하는 기준도, 거래를 매끄럽게 하는 수단도 되지 못한다. 결국 돈은 움직이지 않고 쌓이기만 하며, 경제는 멈춘다. 디플레이션은 그래서 조용하지만 가장 무서운 경제 충격이다.

 

2025.05.09 - [경제경영시리즈/화폐금융론] - [11편] 인플레이션은 왜 화폐를 망가뜨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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