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경제경영시리즈/화폐금융론

[52편] 은행에 돈이 없으면 벌어지는 일, 유동성 위험이란?

by 달14 2025. 6. 21.
반응형

은행에 돈이 없으면 벌어지는 일, 유동성 위험이란?

은행은 늘 많은 돈을 가진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모든 돈을 금고에 쌓아두고 있는 게 아닙니다.
만약 사람들이 갑자기 동시에 예금을 찾으러 오면, 은행은 어떻게 될까요?
바로 여기서 금융기관의 유동성 위험이라는 개념이 등장합니다.

은행도 현금이 부족해질 수 있다?


은행은 고객 예금을 받아 다른 사람에게 대출을 해줍니다.
즉, 받은 돈 대부분을 바깥으로 빌려주는 구조입니다.
문제는 고객이 언제든 예금을 인출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그 돈이 이미 대출로 나가 있다면 어떻게 될까요?


유동성이란 '지금 당장 쓸 수 있는 돈'

예를 들어 지갑에 만 원짜리 두 장이 있고,
한 장은 친구에게 맡겨둔 상태라 당장 꺼내 쓸 수 없다면
실제로 지금 쓸 수 있는 돈은 만 원뿐입니다.
이처럼 바로 꺼내 쓸 수 있는 돈이 얼마냐가 유동성입니다.
은행도 마찬가지로, 금고에 현금이 얼마 남았는지가 중요합니다.
대출로 다 나가 버렸다면, 돈은 있지만 지금은 못 쓰는 상태, 즉 유동성 부족이 발생하는 겁니다.


유동성 위험은 왜 생기나?

유동성 위험은 고객이 갑자기 예금을 대량으로 인출하려 할 때 주로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루머로 인해 "저 은행 망한다더라" 소문이 퍼지면
사람들이 놀라서 한꺼번에 예금을 찾으러 갑니다.
그런데 이미 그 돈은 대부분 대출로 나가 있으니 은행은 곤란한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이게 바로 '뱅크런' 현상입니다.


실제 사례: 1997년 외환위기 때의 뱅크런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우리나라 일부 금융기관에서 실제로
예금을 대량 인출하려는 고객들이 몰리는 뱅크런이 발생했습니다.
은행들은 준비된 현금이 없어 지점 문을 닫기도 했고,
그 여파로 일부 금융기관은 파산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유동성 위험은 실제로 은행을 무너뜨릴 수 있는 큰 위협입니다.


유동성 관리는 어떻게 할까?

은행은 다양한 방법으로 유동성 위험을 관리합니다.
대표적으로는 고객이 예금을 인출하더라도 대비할 수 있게
일정 비율의 예금을 중앙은행에 의무적으로 보관해야 합니다.
이를 지급준비금 제도라고 합니다.

또한 예금 전액을 대출하지 않고 일정 금액은 항상 현금이나
현금성 자산으로 보유하여 만약의 사태에 대비합니다.

위험 상황 대응 방법 예시

고객 대규모 인출 지급준비금으로 일부 대응 하루에 50억 출금 발생 시
갑작스런 대출 회수 단기자산 활용 만기 짧은 채권 매각

중앙은행의 역할은 무엇일까?

중앙은행은 시중은행에 유동성 위기가 닥쳤을 때
최종 대부자(lender of last resort) 역할을 합니다.
즉, 일반 시장에서 돈을 구할 수 없는 은행에 돈을 빌려줘
갑작스러운 위기를 넘기도록 돕습니다.

이런 식으로 은행이 무너지지 않도록 보호막을 제공하는 것이 중앙은행의 핵심 역할입니다.
물론 아무 은행에나 무작정 빌려주진 않으며,
신뢰도와 상환 능력을 보고 판단합니다.


결론: 유동성은 숨겨진 위기의 불씨

은행은 돈이 많아 보여도, 실제로는 언제든 유동성 위기에 빠질 수 있습니다.
고객 예금 인출에 대비하지 않으면, 작은 소문 하나로도 은행 전체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은행은 늘 '지금 당장 쓸 수 있는 돈'을 확보하며 위험을 관리해야 합니다.
유동성 위험은 작지만, 잘못 관리하면 금융 시스템 전체를 흔드는 큰 재앙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응형